식도암 투병 중인 남편을 위한 아내의 손 편지
올해 6월, 여름 날씨가 시작되었던 어느 날에, 사무실로 한 통의 우체국 등기가 도착했습니다. 처음 보는 주소와 성함에 의아해하며 봉투를 열어보았고, 예상 밖의 등기 내용물에 여러 생각이 교차하는 하루였습니다.
70대 암 환자분의 보호자(아내) 분으로, 저희 온톨에 대한 이야기를 지인으로부터 들으셨는지 정성과 간절함이 가득한 손글씨 편지와 함께 봉투 안쪽에는 병원에서 받은 CD와 검사결과지가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연세도 많으시고 가족이 아픈 환경에서 스마트폰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셨을 것 같습니다. 자제분이나 주변 젊은 분들이 온톨 앱을 대신 사용해 주실 수 있다면 이렇게 수고를 하시지 않으셔도 됐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남았습니다.
당장은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으로 더 쉽게 풀어쓴 해석 본과 저희의 답장 편지를 동봉하여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답장을 보내 드렸습니다.
남편을 걱정하는 마음을 담은 아내분께서 편지지에 한 땀 한 땀 간절한 마음을 적어 내려가는 모습. 어떤 기대와 함께 우체국으로 걸어가시는 모습. 이 한 통의 우편을 보내기 위해 담아주신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저희 사무실 주소를 등기 봉투에 적어 내려가는 모습들을 떠올리며 편지를 읽어내려갔습니다.
저희가 당장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어 죄송한 마음까지 더하여 진심을 담은 회신을 드렸지만, 아마도 아내분께서 정말 원하시는 건 의학용어 해석보다는 편지에 적혀있던 데로 2분 만에 끝나는 진료상담을 보완할 수 있는 어떤 대체재와 공감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 마음에 온전히 만족드릴만 한 답은 아니었겠지만,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아프고 힘든 분들에게 다시 일상의 행복으로 돌아오는 과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